봄맞이 고궁나들이 ‘테마한복’ ‘전통한복’ 어떻게 다를까?
퓨전한복? 한복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‘새로운 느낌의 한복’으로 받아들이자
|
봄을 맞아 한복을 입고 고궁을 찾는 나들이객이 늘었다. 사진/ 트래블바이크뉴스DB |
[트래블바이크뉴스=임요희 기자] 봄을 맞아 고궁나들이객이 늘었다. 막 꽃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한 수목과 울긋불긋 한복의 조화가 아름답다.
고궁을 방문하는 청춘남녀, 외국인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한복. 그런데 한복 모양이 우리가 아는 그 한복이 아니다. 이름 하여 테마한복이라 불리는 멋내기용 한복이 대세다.
테마한복으로 인해 우리 고유 한복의 아름다움이 왜곡된다는 주장과 한복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.
|
서울의 고궁에서 한복입기가 자리 잡게 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이다. 사진/ 서울시 |
서울의 고궁에서 한복입기가 자리 잡게 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이다. 한복을 입고 서울 고궁 방문 시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한다는 발표가 있은 후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한복입기 붐이 확산됐다.
경복궁, 창경궁, 창덕궁, 종묘 일대에 하나둘씩 한복 대여점이 생겨난 것도 이때이다.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입는다.
한때 퓨전한복, 개량한복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기도 했으나 어감 상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보니 우리 한복의 다채로움에 주목한다는 의미에서 테마한복으로 명칭이 정착되었다.
한복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동안 적지 않은 변화를 겪으며 지금에 이른 것을 알 수 있다. 삼국시대에는 태권도복 같은 한복 형태가 주를 이루었는데 저고리 길이가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왔다. 아이러니하게도 삼국시대 한복이 현대 서양식 복장에 가장 근접한 형태였다.
|
전통한복을 갖춰 입은 나들이객. 전통한복은 반짝이 사용이 거의 없으며 저고리 길이도 짧다. 사진/ 힌복남 |
|
테마한복은 멋내기용 반짝이 장식이 많고 치마와 저고리 사이에 띠를 두른 것이 특징이다. 사진/ 한복남 |
조선 초기에는 깃, 소매, 품이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여유 있는 튜브형 실루엣이 주를 이루었으며, 영정조 이후부터 상체는 꼭 끼고 하체는 부풀린 항아리 실루엣이 정착되었다.
근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전체적으로 소박해지면서 활동성이 보강되었는데 교복 대용의 깡통치마가 자리 잡은 것도 이 때이다.
고궁 길라잡이 이한복 씨는 “테마한복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분분하지만 한복의 다양성에 주목해 하나의 놀이문화로 보아주는 융통성도 필요하다”고 입장을 밝혔다.
한복 대여업체 ‘한복남’ 관계자는 “전통한복에 비해 테마한복을 찾는 고객이 조금 더 많은 게 사실”이라며 “착의와 탈의 면에서 편하기도 하지만 젊은 층 다수가 SNS에 자신의 모습을 올린다는 점에서 화려한 색감의 테마한복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”고 말했다.
우리나라 한복 역사를 비추어볼 때 ‘한복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’ 하는 정의는 내리기 어려울 듯하다. 그동안 저고리 길이나 깃 모양에 있어 부분적인 변화가 있어왔고 신분에 따라 금박이나 자수를 통해 장식이 추가되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인 게 한복이다.
테마한복을 단순히 상업주의의 산물이라거나 전통한복의 발전을 막는 걸림돌로 보기보다 우리 한복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‘새로운 느낌의 한복’으로 보아주면 어떨까.
임요희 기자 travel-bike@naver.com
http://www.travelnbike.com/news/articleView.html?idxno=78515